[백]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은 1567년 이탈리아의 사보이아에서 한 귀족 가문의 맏이로 태어났다. 1593년 사제가 되어 선교사로 활동한 그는 특히 칼뱅파의 많은 개신교 신자를 가톨릭으로 회심시켰고, 1599년 제네바의 부교구장 주교로 선임되었으며, 1602년에 교구장이 되었다. 그는 많은 저서를 남기고, 1622년 12월 28일 리옹에서 세상을 떠나 1623년 1월 24일 안시에 묻혔다.
입당송
에제 34,11.23-2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내 양 떼를 찾아서, 그들을 먹일 목자를 세우리라. 나 주님이 그들의 하느님이 되리라.
본기도
하느님, 복된 프란치스코 주교가 목자의 사랑을 실천하여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게 하셨으니 저희도 그를 본받아 형제들을 섬기며 언제나 하느님의 따뜻한 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리스도는 더 나은 계약의 중개자이십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8,6-13
형제 여러분, 6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더 훌륭한 직무를 맡으셨습니다.
더 나은 약속을 바탕으로 세워진 더 나은 계약의 중개자이시기 때문입니다.
7 저 첫째 계약에 결함이 없었다면, 다른 계약을 찾을 까닭이 없었을 것입니다.
8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결함을 꾸짖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과 새 계약을 맺으리라.
9 그것은 내가 그 조상들의 손을 잡고 이집트 땅에서 이끌고 나올 때에
그들과 맺었던 계약과는 다르다.
그들이 내 계약을 지키지 않아 나도 그들을 돌보지 않았다.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10 그 시대가 지난 뒤에 내가 이스라엘 집안과 맺어 줄 계약은 이러하다.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나는 그들의 생각 속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리라.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11 그때에는 아무도 자기 이웃에게,
아무도 제 형제에게 ‘주님을 알아라.’ 하고 가르치지 않으리라.
그들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까지 모두 나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2 나는 그들의 불의를 너그럽게 보아주고 그들의 죄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리라.”
13 하느님께서는 “새 계약”이라는 말씀을 하심으로써
첫째 계약을 낡은 것으로 만드셨습니다. 낡고 오래된 것은 곧 사라집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5(84),8과 10.11-12.13-14(◎ 11ㄱ)
◎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리라.
○ 주님, 저희에게 당신 자애를 보여 주시고, 당신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 구원이 가까우니, 영광은 우리 땅에 머물리라. ◎
○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리라.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리라. ◎
○ 주님이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열매를 내리라. 정의가 그분 앞을 걸어가고, 그분은 그 길로 나아가시리라. ◎
복음 환호송
2코린 5,19 참조
◎ 알렐루야.
○ 하느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당신과 화해하게 하시고 우리에게 화해의 말씀을 맡기셨네.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부르시어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13-19
그때에 13 예수님께서 산에 올라가시어,
당신께서 원하시는 이들을 가까이 부르시니 그들이 그분께 나아왔다.
14 그분께서는 열둘을 세우시고 그들을 사도라 이름하셨다.
그들을 당신과 함께 지내게 하시고, 그들을 파견하시어 복음을 선포하게 하시며,
15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가지게 하시려는 것이었다.
16 이렇게 예수님께서 열둘을 세우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
17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18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19 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에페 3,8-12)와 복음(요한 15,9-17)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세 복음서(마태오, 마르코, 루카 복음서) 모두 열두 사도의 선발과 명단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 복음서가 같은 내용을 전하고 있으니, 별로 다를 바가 없겠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세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미묘한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세 복음서는 시몬 베드로의 이름을 먼저 호명합니다만, 이어서 그의 동생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형제를 소개하면서, 그 방식과 순서를 달리합니다. 이어지는 순서는 대개 비슷한데요, 유다 타대오를 언급하는 모습에서 차이가 있군요.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서가 그리스식 이름인 ‘타대오’를 밝히고 있습니다만, 그리스계 신앙인들을 위한 복음서였던 루카 복음서에서는 그를 ‘야고보의 아들 유다’라고 기억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방식의 소개이지요. 마태오 복음서 홀로 특징적인 것도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가 마태오라고 소개할 때, 마태오 복음서 만큼은 ‘세리’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군요. 다른 복음서가 그의 과거를 침묵으로 감추어 줄 때, 마태오는 스스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며 자신도 사도였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읽으며 발견한 이 차이들은 각자에게서 어떤 의미로 피어날 수 있을까요. 복음사가들이 여러 관점에서 썼다면, 우리는 여러 관점으로 읽을 수도 있겠지요.
예물 기도
주님, 이 구원의 제사를 바치며 비오니 복된 프란치스코의 온유한 마음을 성령의 불로 타오르게 하셨듯이 저희 마음에도 성령의 그 거룩한 불이 타오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요한 15,1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으니, 가서 열매를 맺어라. 너희 열매는 길이 남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저희가 세상에서 복된 프란치스코의 사랑과 온유함을 본받아 하늘에서 그와 함께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뽑으십니다. ‘12’는 이스라엘의 열두 부족의 숫자입니다. 완전과 충만을 뜻하는 숫자이지요. 그러기에 구약 성경은 메시아의 할 일을 늘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다시 세우는 것으로, 그들이 하느님께 돌아오게 하는 일로 묘사하였습니다. 따라서 열두 사도를 뽑는 일은 그러한 구원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사도’는 부름을 받아 파견된 존재, 사명이 위임된 존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제자들 또한 자신들을 위한 존재가 아닙니다. 사명을 받은 것입니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이사 49,6). 예수님의 삶은 바로 이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슨 일이든 투덜거리거나 따지지 말고 하십시오. 그리하여 비뚤어지고 뒤틀린 이 세대에서 허물없는 사람, 순결한 사람, 하느님의 흠 없는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날 수 있도록 하십시오”(필리 2,14-15). 그런데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는’ 존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처방은 이렇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2,5). 그러기에 제자들은 파견되기에 앞서 예수님 곁에 머물며 그분을 맛 들여야 하였습니다.
(김동희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