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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백] 설
『로마 미사 경본』: 기원 미사 25-1 / 『미사 독서』 Ⅳ: 기원 미사 16-1
<또는 새해 기원 미사(『로마 미사 경본』: 기원 미사 25 / 『미사 독서』 Ⅳ: 기원 미사 16)를 드릴 수 있다.>
  오늘의 전례
오늘은 조상을 기억하며 차례를 지내고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덕담을 나누는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설입니다.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며 잠깐 나타났다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뿐임을 잊지 말고, 주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늘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본기도
시작이시며 마침이신 주 하느님, 오늘 새해 첫날을 기쁜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오니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베푸시어 저희가 조상들을 기억하며 화목과 친교를 이루게 하시고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 민수기의 말씀입니다.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0(89),2와 4.5-6.12-13.14와 16(◎ 17ㄱ)
◎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 산들이 솟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생기기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시옵니다.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을 쓸어 내시니, 그들은 아침에 든 선잠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 같사옵니다.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당신 하신 일을 당신 종들에게, 당신 영광을 그 자손들 위에 드러내소서. ◎
  제2독서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 야고보서의 말씀입니다.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시편 145(144),2
◎ 알렐루야.
○ 나날이 당신을 찬미하고 영영 세세 당신 이름을 찬양하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복음이 말하는 행복은 불행이 사라진 상태가 아닙니다. 바라던 모든 일이 이뤄져 좋은 일만 있는 상태도 아닙니다. 루카
복음 6장에도 오늘 복음처럼 “행복하여라.”라는 말이 나오지요.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루카 6,20-21) 가난하고 굶주리는 사람을 행복하다 하시니, 그 행복은 우리가 말하는 행복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행복하여라.”로 번역된 그리스말은 ‘마카리오이’입니다. 이 말은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자신의 바람이 채워지는 그런 행복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굳건히 서 있는 복된 삶을 뜻합니다.
설날입니다. 우리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로 서로에게 복을 빌어 줍니다. 이 인사를 하며, 올 한 해는 제발 무탈하기를, 부디 기쁜 일만 있기를 빕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무탈하고 행복하기만 한 해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올해도 겪어야 할 아픔이 있고, 흘려야 할 눈물이 있습니다. 어떤 아픔과 슬픔이 있어도 하느님 안에서 굳건히 선다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복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 믿음으로 살아갑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구원의 주님, 말씀과 성찬의 식탁을 차리는 교회를 도와주시어, 주님을 세상에 증언하며 주님을 찾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마침내 교회로 이끌 수 있게 하소서.

2. 공직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정의로우신 주님, 공직에 몸담고 있는 이들에게 지혜와 사랑의 은총을 주시어, 그들이 자신의 사명을 올바로 깨닫고, 맡은 일에서 배려와 친절로 정성을 다하게 하소서. 

3. 세상을 떠난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설을 맞아 조상들을 위하여 기도드리니, 이 세상에서 희로애락을 겪으며 최선을 다한 그들이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하소서.

4. 우리 자신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빛이신 주님, 신앙의 빛을 따라 살아가는 저희를 이끌어 주시어, 저마다 삶의 자리에서 어둠을 밝히는 성실한 신앙인이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새해 첫날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감사와 찬미의 예물을 봉헌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뜻을 따르며 한 해 내내 주님의 풍성한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한국 고유 감사송 2 : 창조와 구원의 하느님>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하고 특히 오늘 설날을 맞이하여 더욱 정성 들여 찬양함은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주님께서는 시간의 주인이시며 위대한 예술가이시니 하늘에서는 해와 달과 별들의 무리가 조화를 이루고 땅에서는 모든 생명이 평화로이 한 가족을 이루게 하시나이다.
또한 저희 조상들을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셨으며 때가 차자 아드님의 완전한 파스카 제사를 받아들이시고 저희가 주님의 자녀로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게 하셨나이다.
주님께서는 끊임없이 저희에게 생명의 영을 주시어 부활하신 아드님을 만나게 하시고 이 세상에서 양식과 건강을 주시며 더 큰 자유와 행복의 나라로 이끄시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는 하늘과 땅의 모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며 환호하나이다.
  영성체송
히브 13,8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
  영성체 후 묵상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이렇게 말하지만 우리는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며,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서로 복을 빌어 주며 시작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주님께서 원하시면”이라는 말을 잊지 맙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친교의 제사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올해도 저희가 주님의 보호로 모든 해악에서 벗어나 주님 안에서 언제나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 민족은 해마다 두 차례, 새해 첫날과 음력 1월 1일인 설날에 이렇게 인사합니다. 축복을 갈망하는 우리이기 때문이겠지요.
복받은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요?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에서 말미암은 존재’임을 아는 이들입니다.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기막힌 우연과도 같은 다른 이의 수고와 은혜로움이 있었음을 아는 이들 말입니다. 오 년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를 겪으면서 우리가 분명하게 배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서정주 시인은 이렇게 적었습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 봄부터 소쩍새는 / 그렇게 울었나 보다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국화꽃 한 송이가 거저 피어나지 않았음을 노래한 것이지요.
우리에게 생명과 시간을 주신 하느님, 그 덕분에 우리는 오늘 살아갑니다. 돌보아 주신 부모, 나를 감내해 준 형제자매들, 이끌어 가르쳐 준 고마운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우리 삶의 무대가 되어 준 아름다운 초록 별 우리 공동의 집 지구가 스스로는 황폐해지면서도 지금까지 버텨 주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이렇듯 수많은 연결 고리가 합쳐져 지금 여기 이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건져 올리는 그물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은혜를 잊지 않고 살겠다고 마음 깊이 결심해야 하겠습니다. 은혜로운 하느님께 경배와 찬미를 드리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 이웃들의 다정한 친구로 살아가는 그런 한 해가 되도록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김동희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