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빛〉 11월호 : 공평한 과정을 희망하며
성모당 봉헌 미사
교구 신청사 축복식 기념 영상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축복식 및 역사박물관 개관식
제 112차 세계 이주민과 난민의 날 기념 미사
10월 세계청년대회 월간 캠페인
월간 〈빛〉 10월호 : 밝음에서 밝은 어두움으로
대건중·고등학교 개교 80주년 기념미사
출처가 분명치는 않으나,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는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대표적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라 대성당만 보더라도, 창조된 자연을 닮은 곡선들이 성당의 안팎으로 무한 변주하며 보는 이의 경탄을 자아냅니다. 그렇다고 해서 가우디가 직선을 하찮게 여겼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곧게 뻗은 직선의 단단한 기둥이 없으면 곡선의 자유로운 춤사위는 무대를 잃고 맙니다. 직선은 중력을 거스르며 힘차게 뻗어 나갑니다. 그 사내다운 기개가 안정감을 줍니다. 반면 곡선은 중력을 끌어안으며 유영하듯 흘러 나갑니다. 그 유연함이 마음에 온기를 가져다줍니다. 직선과 곡선 모두가 그래서, 신의 선이고 인간의 선입니다. 예수님께서 허리가 굽은 곡선의 여인을 직선으로 똑바로 일으켜 세우십니다. 허리가 활처럼 굽었으니 중력의 범위가 늘어나고, 그러니 통증이 커지고, 그러니 시선이 자꾸 바닥으로 흐릅니다. 곧게 펴진 허리에서 비로소 알맞은 중력을 맞이하고, 자신 있게 고개를 들어 앞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산다는 건 그리 간단한 이분법이 아닙니다. 직선이 분명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나의 나약함을 오롯이 견뎌 내며, 하느님의 위로와 섭리를 깨닫는 때를 꿋꿋이 기다리는 그 직선의 태도가. 곡선 또한 필요합니다. 경직되어 부러질 듯한, 너의 살갗에 결국 상처를 내는 그 완고함을 성령의 아름답고 자유로운 선이 풀어 주시도록 무릎 꿇고 기도할 수 있는 그 곡선의 태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