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신앙을 “살아 낸다”는 말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가진 것은 잃어버릴 수 있지만, 살아 낸다는 것은 체화시키는 것이기에 오래 간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 개를 다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오늘은 신앙을 가지고 끝까지 살아 낸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철저히 사람을 구별 짓고 차별하는 신분제 사회에서,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자녀이자 동등하며 존엄하다는 신앙의 가르침은 자신들이 살아 내고 널리 알려야 하는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였습니다. 그들에게 하느님과 복음의 메시지는 타협할 수 없는 자리였습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순교자들도 예외는 아니지요. 하지만 신앙의 선배들은 하느님과 그분에 대한 믿음을 선택했고, 믿음을 지키기 위해 신앙을 버리라는 요구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그 끝에서 죽음을 만났습니다. 이렇듯 신앙 선배들의 유산이 켜켜이 쌓여 반석이 된 덕분에 우리는 풍요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목숨을 내어놓는 순교는 끝났지만 일상의 순교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자신의 편안함을 내려놓는 희생과 복음의 메시지를 살아 내기 위해 달콤함을 포기하는 우직함이 필요하다고 신앙은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순교자들을 본받아 신앙을 가지고 살아 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