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하느님께서 내게 원하는 삶은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해 보았을 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생각하는 성소 주일입니다. 이날은 사제 및 수도 성소의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면서 동시에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에 특별히 귀 기울이는 날입니다. 성소는 강요가 아니라 따뜻한 초대입니다. 그렇기에 응답할 자유도 고민할 자유도 심지어 돌아설 자유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서는 어떤 순간에도 흔들림없이 조용하게, 그러나 꾸준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이지요. 제자단의 대표였던 베드로는 수난받고 있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외쳤습니다. 게다가 스승의 죽음을 목도하자 공동체를 떠나 예전의 삶으로 돌아가려 했습니다. 으뜸 제자라는 그가 성소의 길에서 스스로 돌아섰습니다. 그럼에도 하느님께서는 베드로의 때를 묵묵히 기다리셨습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고 하늘 나라의 열쇠를 받습니다. 물론 두려움도 망설임도 있었겠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을 따라나섰던 첫날을 기억하며 부르심의 길로 다시 돌아와 반석처럼 살아갔고 끝내 그 삶을 완성하였습니다. 성소 주일은 하느님의 부르심과 우리의 응답이 자유롭게 마주하는 날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그분의 따스한 초대에 다가서면서 삶의 지평을 넓혀 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