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되 앞서 걸으신다. 제자들은 그 등을 따라 걷지만, 머뭇거리고 주저한다. 예루살렘으로의 그 길이 아무래도 마뜩잖다. 그들이 원한 것은 영광의 자리였으나, 예수님의 말씀은 수난을 가리킨다. 마르코 복음은 이 어긋남을 잔인할 만큼 정직하게 보여 준다. 오른편과 왼편을 청하는 마음은 결국 누군가를 밀어내야만 성립하는 저만의 마음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자리를 섬김의 언어로 풀어내신다. 사람을 살리는 힘은 지배가 아니라 자신을 내어 주는 데서 나온다고, 사랑은 타인을 내 곁에 두는 일이 아니라, 타인을 위해 내 자리를 비우는 일이라고, 그분은 당신의 수난으로 말씀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