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미사
11월 세계청년대회 월간 캠페인
음악으로 하나 된 순간! | 젠베르데(Gen Verde) 대구 공연
성모당 미니어처 판매
월간 〈빛〉 11월호 : 공평한 과정을 희망하며
성모당 봉헌 미사
교구 신청사 축복식 기념 영상
천주교 대구대교구 신청사 축복식 및 역사박물관 개관식
레이먼드 카버의 그 유명한 단편소설 『대성당(Cathedral)』의 주인공은 냉소적이고 공감 능력이 부족한 남자로, 아내의 오랜 친구인 시각장애인 로버트를 집에 머물게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처음에는 경계심을 품은 채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습니다. 저녁 식사 후 늦은 밤, 아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둘은 중세의 대성당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보게 됩니다. 대성당을 묘사해 달라는 로버트의 부탁에 주인공은 말로는 그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로버트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주인공은 눈을 감은 채, 자신의 손 위에 로버트의 손을 얹고, 대성당을 종이에 함께 그려 나갑니다. “이거 진짜 대단하군요.(It’s really something.)” 주인공의 고백과 함께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온 세상 모든 교회의 어머니’란 별명을 지닌 라테라노 대성전은 우리에게 성전의 의미를 묻습니다. 성전과 예수님의 몸이 동의어라는 오늘 복음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결국 성전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일의 의미에 관한 물음입니다. 소설의 주인공은 대성당을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합니다. 눈을 감고 나서야, 또 낯선 이의 손을 맞잡고 나서야 비로소 대성당 앞에 선 나를 ‘보게’ 됩니다. 성전의 의미를 알기 위해선 우리도 주인공의 경험이 필요해 보입니다. 눈을 감음으로써, 실은 내가 아니라 성전(예수님)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느낍니다. 또 내 손 위에 포개진 누군가의 손의 무게를 느낌으로써 성전(예수님)이 나에게 보내는 말 없는 지지와 위로를, 그 중력과도 같은 필연적 은총을 깨닫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