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헤로데에게 직언합니다. 이것이 옳지 않은 일임을 요한만 알았던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다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말을 했다가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해서 나에게 이득될 것도 없는데 저 사람이 선하게 살든 악하게 살든 나는 내 안위만 잘 챙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세속적으로는 현명한 태도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그 현명함을 저버리고, 진실 앞에 자기 목숨까지 내놓은 사람들 덕분에 더 좋은 세상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진실 앞에 침묵하지 않은 사람들, 권력자들 귀에 진실이 불편하게 들린다고 해서 그것이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님을 호소했던 사람들 덕분입니다. 세례자 요한도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다 하느님 앞에서 옳은 것을 말했고, 그 진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 놓았습니다. 우리도 때로는 진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할 때가 있습니다. 옳은 길을 알면서도 불편해질까 두려워 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하느님 앞에서 진실하게 서는 일입니다. 우리가 사람의 시선보다 하느님의 뜻을 더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기를, 불편한 진실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삶의 가장 작은 일에서라도 옳은 것만을 선택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