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열병을 꾸짖으신다. 사람을 꾸짖지 않고, 사람을 붙들고 있는 것을 꾸짖으신다. 이 구분은 작지만 복음의 본질은 바로 그 작은 차이에서 시작한다. 우리는 아픈 이를 보면서 그 사람의 약함부터 탓하지만, 예수님은 약함 뒤에서 한 생명을 억누르는 힘을 바라보신다. 한 인간의 됨됨이나 능력의 여부, 혹은 그 인간의 처지나 지위는 애당초 복음의 시선과는 거리가 있다. 복음은 개인의 성숙이나 완덕이 아니라 공동체의 가치에 집중한다. 친교의 이름으로, 회개와 용서의 이름으로, 나아가 사랑의 이름으로 공동체의 건강을 복음은 일깨운다. 그러므로 치유된 여인이 시중을 드는 일은 자연스럽다. 치유는 한 개인의 회복이 아니라 서로를 향한 관계의 회복에로 나아가야 한다. 내가 누구이든, 우리라는 범주 안에서 서로를 위한 애인(愛人)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