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복음은 마귀 들린 두 사람의 치유 이야기다. 가다라 지역, 어느 무덤이 두 사람이 머문 공간이다. 죽음과 가까운 자리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간 두 사람, 그들의 몸은 그렇게 삶과 죽음이 뒤엉켜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았다. 그들은 뚜렷하지 않았고, 흐릿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들은 연명하고 있었다. 예수님은 두 사람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 마귀들이 두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한다.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무 말 없는 예수님을 향해 던진 말은 예수님을 밀어내고 있었다. 말은 예수님에게 닿았으나 아무 상관없는 말이어서, 굳이 말의 의미 따위는 따질 이유가 없다. 마귀들이 두 사람과 갈라져 떠나온 자리는 돼지였고, 호수였다. 마귀들의 끝은 명확한 죽음이었다. 예수님을 밀어낸 결과가 죽음이라는 사실과 그 죽음의 길에 예수님은 전혀 주도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늘 복음을 단순한 치유 기적으로만 읽어서는 안된다는 또 다른 사실을 들추어낸다. 그러니까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와 예수님의 관계를…. 나의 삶은 무덤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