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어두운 밤의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미 날이 어두워졌음에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오시지 않으십니다. 꼭 이런 때에 큰 바람이 불어옵니다. 밤은 더 깊어지고, 물결은 높아지고…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여전히 예수님은 보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멈춰 있을 수도 없으니 무작정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 마침내 예수님의 기척이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두려워하는 제자들입니다. 너무 어두운 밤은 구원의 기척조차 유령처럼 보이게 합니다. 바로 그 순간,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렇게 제자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던 그 순간, 이미 배는 목적지에 닿아 있었다고 합니다. 폭풍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아침이 된 것도 아니지만, 그저 그분이 와 주신 것만으로 이미 평화가 시작된 모습입니다. 주님을 모신 자리는 곧 길이 되고, 그분이 함께 계신 시간은 어느새 도착이 됩니다. 우리 삶의 밤이 길게만 느껴질 때에도, 당신께서 늦지 않으실 것임을 믿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