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인 줄 알았던 자리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무덤이었던 곳에서 새로운 생명이 시작됩니다. 마음이 굳게 닫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던 자리, 바로 그곳의 땅이 흔들리고 돌이 굴려집니다. 사람의 손으로 닫힌 돌문은 하늘의 손으로 열립니다. 정말로 다 끝인 줄 알았던 곳에서조차 새로운 역사를 이뤄 내시는 하느님의 힘을, 오늘 우리가 함께 보았습니다. 두려워하던 여인들에 대한 천사의 첫마디는 단호하고도 다정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그리고 뒤이어 다른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라는 사명이 주어집니다. 여인은 두려움과 기쁨을 함께 안고 달려갑니다. 믿음은 아무 두려움과 장애물이 없을 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 한가운데서도 복음을 들고 뛰어가는 용기임을 보여 줍니다. 바로 그 길 위에서, 주님께서는 우리를 만나 주십니다. 무덤 속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려 바삐 움직이는 발걸음 위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을 건네십니다. 부활은 과거의 기적이 아니라, 오늘 우리의 발걸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현재의 은총입니다. 주님께서 우리 마음을 막고 있는 돌을 굴려 주시기를, 우리가 두려움 속에서도 마음에 복음을 품고 힘차게 달려가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시기를, 거룩한 이날에 함께 청해 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