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일생을 걸어 스승을 따라나섰지만 그는 십자가에서 외로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주님께 열광하던 이들의 환호성은 사그라들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습니다. 스승과 함께한 시간들은 제자들에게 일장춘몽으로 다가왔습니다. 빈 무덤은 어쩌면 제자들의 허탈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합니다. 하지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됩니다. 무덤을 막고 있는 돌이 치워져 있는 것도,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진 채 수의만 남은 것도 하느님의 구원 행위를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빈 무덤은 제자들에게 예수님 부활을 확신시켜 주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놀라고, 어떤 이는 의심하며 또 다른 이는 보고서야 믿었다고 복음서는 기록합니다. 빈 무덤은 신앙을 강요하는 자리가 아니라 하느님께로 초대하는 표징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고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함께 걸으며 신앙으로 초대합니다. 빈 무덤과 만남, 그리고 믿음이라는 흐름 속에서 부활 신앙은 무르익어 갑니다. 빈 무덤은 단순히 “무엇이 없음”의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것이 시작되는 자리이자 죽음을 넘은 새 생명의 출발입니다. 부활은 어둠 속에서 빛을 선택하고 끝으로 여겨지는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때문에 기쁨과 희망이 되는 우리 신앙의 보배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