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의 말을 불편해 합니다. 요한이 틀린 말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바른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요한의 말이 옳다는 것을 헤로데도 알고 있었겠지만 헤로데는 끝내 진실 앞에 서지 못합니다. 군중이 두렵고, 체면이 두렵고, 자기가 하는 말을 다시 주워 담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그 두려움에 패배하여 옳지 않은 선택을 한 헤로데의 심경을, 성경은 ‘괴로워했다’라고 표현합니다. 정의가 아닌 줄 알면서도 불의를 선택한 사람의 마음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무엇이 옳은지 알면서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내 자존심 때문에, 했던 말을 번복하기가 부끄러워서 진실과 정의를 외면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 속 헤로데의 불의입니다. 오늘 복음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신앙은 두려움에 끌려가는 삶이 아니라 진실 앞에 조금씩 용기를 내보는 삶입니다. 성경의 이야기는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우리가 불편한 진실을 피하는 사람이 되기보다 기꺼이 정의를 선택하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