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태오 복음의 명령은 엄중합니다. 마르코 복음에 나오는 병행구절 6장 8절 이하에서는 제자들이 신발과 지팡이를 지니는 것은 허용합니다. 하지만 마태오 복음은 제자들에게 신발과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고 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길에 오직 하느님께만 의지하라는 요구입니다. 제자를 파견하면서 당부하신 이 말씀은 공관복음 모두에 나오지만, 오직 마태오 복음에만 나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라는 구절입니다. 제자들은 은총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제자들은 하느님의 은총이 세상에 퍼지게 하는 통로일 뿐입니다. 제자들은 먼저 은총을 받았습니다. 제자들은 그들이 먼저 받은 은총을 아직 받지 못한 이들에게 전할 뿐입니다. 복음 말씀대로 거저 받은 것을 거저 줄 뿐이지요. 교회의 직무를 행하는 모든 이는 이 ‘무상성’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께 무상으로 거저 받았음을 기억합시다. 내가 잘나서, 내가 받을 만해서 받은 은총이 아닙니다. 받을 만하지 않지만, 거저 받은 것입니다. 이렇게 거저 받은 은총을 대가를 받고 베풀어서는 안 되겠지요. 내가 거저 받은 은총은 남에게도 거저 베풀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