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 복음을 통해서 인간 예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향해 ‘호산나’라고 열정적으로 환호하던 군중의 소리는 이내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역정으로 바뀝니다. 자신들에게 윤택한 삶을 선사해 줄 것으로 기대했던 하느님의 아들이, 이제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사기꾼으로 보였기 때문이지요. 옆에 있던 믿음직한 제자들도 도망갑니다. 예수님 곁에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저 모든 것을 바라보고 계시는 하느님만이 계셨습니다. 철저히 외로운 그 길이지만 어떤 모욕도 고통도 그분의 발걸음을 막아설 수 없습니다. 자신의 소명을 완성함으로써 하느님 사랑의 강력함을, 그리고 그 사랑만이 불완전한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것임을 주님께서는 몸소 보여 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되셨고, 사람이 되신 그분은 가혹한 현실을 끌어안고 십자가를 지고 끝내 매달리셨습니다. 성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밀도있게 묵상해 보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성주간 동안 십자가에 홀로 계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 의미를 마음에 새겨 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셨던 사랑을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들,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나누어 봅시다. 가르침을 실천하고 그분의 수난에 함께하며 주님의 외로움을 동반할 때 고통의 십자가는 부활의 기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