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맡겨진 일의 무게 앞에서 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곤 합니다. 교우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며, 공동체를 잘 돌보아야 하지만, 정작 제 마음은 지쳐 있거나 인간적인 유혹 앞에서 흔들리기도 합니다. 열심히 한다고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정말 주님의 뜻이 아니라 나의 욕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아니면 그저 익숙함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간혹 저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더 애쓰거나, 결과로 저 자신을 증명하고 싶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사제직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 보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그들과 함께 아침을 드신 다음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십니다. “너는 이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5)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때 보통 “할 수 있겠니?”, “잘 해낼 수 있겠니?” 하고 묻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직 사랑하는지를 물으십니다.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맡기시는 일은 능력으로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구를 사랑하느냐가 먼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여전히 저에게 묻고 계십니다.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요한 2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