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 이탈리아 작가이며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의 한 장면을 떠올립니다. “그때 나는 3층에 있는 내 침대에서 쿤 노인이 머리에 모자를 쓰고 상체를 거칠게 흔들며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그 소리를 듣는다. 쿤은 자신이 (학살 대상자에) 선발되지 않은 것을 신께 감사하고 있다. / 쿤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옆 침대의 그리스인, 스무 살 먹은 베포가 내일모레 가스실로 가게 되었다는 걸 모른다는 말인가? 베포 자신이 그것을 알고 아무 말도 없이 침대에 누워 작은 전등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 그 어떤 위로의 기도로도, 그 어떤 용서로도, 죄인들의 그 어떤 속죄로도, 간단히 말해 인간의 능력 안에 있는 그 무엇으로도 절대 씻을 수 없는 혐오스러운 일이 오늘 벌어졌다는 것을 쿤은 모른단 말인가? / 내가 신이라면 쿤의 기도를 땅에 내동댕이쳤을 것이다.” 쿤 노인의 광기에 가까운 기도가 바리사이의 희생 제물과 포개어집니다. “생각이 없는” 기도, 너의 상처에 대한 공감과 우리의 존엄에 관한 처절한 질문이 제거된 기도, 곧 “자비” 없는 “희생 제물”은 금세라도 “땅에 내동댕이”쳐질 듯 위태롭습니다. 교부들은 하느님을 ‘거울’에 비유했습니다. 하느님의 얼굴을 보는 일은 내 얼굴을 보는 일입니다. 정직한 기도는 그래서, 내가 얼마나 인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를 되물으며, 연민에서 비롯된 나의 아픔이야말로 하느님의 얼굴임을 알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