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 두 개의 상황이 등장합니다. 하나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 예수님께 전해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병이어의 기적입니다. 전혀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로 죽음의 잔치와 생명의 잔치를 나열하고 있는 것이지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은 헤로데의 생일 잔치에서 일어납니다. 이 잔치는 화려하고 풍요로워 보입니다. 먹고 마실 것이 가득했고 흥이 넘쳐 기뻐 보입니다. 하지만 허울 좋은 잔치 이면에는 허영과 침묵, 권력욕과 두려움이 가득했고 그 끝은 예언자의 어이없는 죽음이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정반대입니다. 적막이 흐르는 외딴곳, 어둑한 저녁인 데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고자 모여 있었습니다. 제자들은 군중을 돌려보내라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축복하신 다음, 떼어 나누어 주십니다. 부족함과 빈곤의 자리에서 생명의 풍요가 충만히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생명을 어떻게 살리는지 그 진면모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죽음 뒤에 오병이어의 기적이 자리하는 것은 하느님 나라가 무엇인지 또 어떻게 구현되는지 알려 주기 위해서입니다. 곧 죽음의 논리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그 자리에서 생명의 빵을 나누어 주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