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대림 제4주일
복음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9-45
39 그 무렵 마리아는 길을 떠나, 서둘러 유다 산악 지방에 있는 한 고을로 갔다.
40 그리고 즈카르야의 집에 들어가 엘리사벳에게 인사하였다.
41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인사말을 들을 때 그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다.
엘리사벳은 성령으로 가득 차 42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43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44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45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중국 북경에서 사목할 때의 일입니다. 저는 목소리가 가늘고 가볍습니다. 처음엔 목소리가 깨끗하니까 장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곳 주일학교 학생들이 단점이라고 못 박아 주었습니다. 심지어 미사 중에 제 목소리를 흉내내고 놀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리실 천장에 불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학생들이 교리 수업 중이었는데 천장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천장 판넬을 뜯고 안쪽을 보니 불길이 솟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소화기로 껐지만 검은 연기가 전 층을 덮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안심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기차놀이를 하자며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고 건물을 빠져나오게 했습니다. 다행히 누구 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몇몇 아이들이 저에게 와서 ‘펑’ 소리에 무서웠는데 신부님 목소리가 들려서 무섭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제 목소리가 너무 듣기 좋다고 칭찬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목소리 좋은 신부가 되었습니다. 중저음의 무게감 있는 목소리는 아니지만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목소리를 가진 신부가 되었습니다.
오늘 엘리사벳은 성모님의 목소리에 행복해 합니다. 태중의 요한까지도 말입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목소리에 행복해 하시나요? 그리고 그 목소리를 얼마나 자주 들으면서 살아 가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