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탄 팔일 축제 제6일
복음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36-40
그때에 36 한나라는 예언자가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 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예수님의 부모는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40 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한나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 사회를 생각했을 때, 84세에 이르기까지 과부로 지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여러 곤란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음은 그런 어려움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 한나가 지니고 살아야 했던 사회적인 상태를 숨기지 않되, 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신앙을 지킨 이가 누리는 기쁨에 힘을 싣는다. 시메온이 아기를 보고 환호했다면, 한나는 거기에서 한 발짝 나아가, 아기의 이야기를 전한다. 예수님을 직접 보고, 그분이 가져다주실 구원의 의미를 이스라엘의 모든 이들에게 알릴 수 있음에 감사했다. 마치 지금까지 자신의 고생이 이 순간을 위해 존재한 것 같이 말이다. 아쉽게도 한나의 삶은 몇 줄로 매우 짧게 요약되어 있어 더 많은 것을 알 수는 없다. 그래도 그가 어려운 조건을 디딤돌 삼아 기쁜 소식을 전하는 모습을 우리 것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이들이 있었기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고, 예수님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해질 수 있었음을 기억해야 하겠다. 그러는 가운데, 우리가 이 세상에 모시고 올 아기 예수님께서도 한층 튼튼해지고 또 성장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