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복음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6-21
그때에 목자들이 베들레헴으로 16 서둘러 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운 아기를 찾아냈다.
17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었다.
18 그것을 들은 이들은 모두 목자들이 자기들에게 전한 말에 놀라워하였다.
19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모든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입니다. ‘천주의 모친’이라는 교의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큰 진통을 겪으며 확정되었습니다. 치릴로와 네스토리우스가 맞섰습니다. 치릴로는 예수님이 하느님이시니, 그 어머니를 천주의 모친, 즉 ‘테오토코스’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네스토리우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하느님은 오직 성부 뿐이시니, 마리아를 그리스도의 어머니, 즉 ‘크리스토토코스’라고 불러도 충분하다고 맞섰습니다. ‘테오토코스’와 ‘크리스토토코스’의 싸움에서, 교회는 테오토코스의 손을 들어줍니다. 그저 호칭 문제 아니냐 하겠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천주의 모친이라는 호칭은 ‘예수님이 하느님이시다.’라는 고백을 담고 있으니까요. 중세의 신학자, 앙겔루스 실레지우스는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베들레헴에서 천 번을 태어나셔도, 정작 당신 안에서 태어나시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원히 길을 잃고 헤매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 마리아가 되어 하느님을 낳아야 합니다.” 우리가 각자의 마음속에서 예수님을 낳는다면, 우리도 영성적인 의미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될 수 있습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나약한 인간, 비루한 일상을 살아가는 초라한 인간이지만, 우리의 삶에서 주님을 드러내며 산다면 우리는 고귀한 존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