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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금요일
  복음
<곧 그의 나병이 가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2-16
12 예수님께서 어느 한 고을에 계실 때, 온몸에 나병이 걸린 사람이 다가왔다.
그는 예수님을 보자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이렇게 청하였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13 예수님께서 손을 내밀어 그에게 대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그러자 곧 나병이 가셨다.
14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그에게 분부하시고,
“다만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모세가 명령한 대로 네가 깨끗해진 것에 대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 하셨다.
15 그래도 예수님의 소문은 점점 더 퍼져,
많은 군중이 말씀도 듣고 병도 고치려고 모여 왔다.
16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외딴곳으로 물러가 기도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언젠가 그는 사제를 찾아 곪아가는 환부를 보였겠지요. 사제는 ‘악성 피부병’ 규정(레위 13―14장; 신명 24,8)에 따라 그를 ‘부정한 사람’으로 선언했을 겁니다. 그렇게 환자로 선언된 순간 그의 삶에서 ‘공동체’라는 말은 사라졌을 겁니다. 마을 밖으로 쫓겨난 그는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나병 환자임을 드러내고, 누군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나는 부정한 사람이오’라는 말을 중얼거려야 했습니다. 그가 주님 앞에 엎드려 청했던 말이 무척 가슴 아픕니다. “주님!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아픈 사람을 부정하게 만든 것은 율법이었습니다. 허물어져 가는 몸으로 스스로의 부정함을 감당해야 했을, 그의 아픔을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그에게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었을 텐데,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또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밥은 어떻게 벌었을까요.
그는 율법을 거스르고 주님을 찾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손을 내밀어 주셨지요. 그 결심은 얼마나 큰 것이었으며, 그 손길은 얼마나 따뜻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의 아픔을 어루만지신 다음, 어떤 화해를 시도하십니다. 다시 율법을 지키라고 하셨지요. 예수님의 치유는 단순한 병의 고침을 넘어섭니다. 예수님은 공동체로의 복귀와 회복된 일상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