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더보기
슬라이드배경

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녹] 연중 제1주간 월요일
  복음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4-20
14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15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16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18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19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20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그물도 버렸고 배도 버렸다. 그런 이를 어부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예수님의 대답은 Yes다. 물고기를 낚는 보통 어부는 아니지만, 이 젊은이들은 이제 사람을 낚을 것이며, 그런 점에서 그들의 정체성은 여전히 어부다. 제자들의 정체성은 파괴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롭게 되었다. 그들의 그물이 날아갈 방향 또한 새롭게 설정되었을 따름이다.
제자들에게 주어진 이 구도를, 우리 신앙인의 정체성에 대입해 생각해 본다. 분명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회개는, 기존에 가졌던 삶의 습관과 온갖 고집을 내려놓는 일이다. 그것은 자기 삶을 송두리째 뒤집는 일이기에 괴로우나, 그렇기에 결단과 함께 즉시 이루어져야 한다.(제자들도 ‘곧바로’ 그물을 버리지 않았나!) 하지만 그렇게 이루어지는 ‘버림’을 두고, 마치 우화등선(羽化登仙) 마냥 제 삶의 자리와 단절되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물과 배를 버린 제자들은 여전히 어부이되 사람을 향하는 어부로 살기 시작했다. 회개를 말하는 신앙인 또한 새로운 결단과 새로운 지향으로 살아가되, 그것이 펼쳐지는 장소는 자신이 살아왔고, 또 앞으로 살아갈 바로 그 자리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 자신을 다시금 돌아본다. 그물도 배도 버리고 떠나왔다고 자부하면서도, ‘물고기 잡는 어부’의 틀에 갇혀 이전의 내 고집에 붙들려 있진 않은지. 또 반대로 새로운 정체성으로 살아가겠다며 의욕이 앞서다 나만의 의로움으로 파고들고 있지는 않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