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주일
복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셨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1
그때에 1 갈릴래아 카나에서 혼인 잔치가 있었는데,
예수님의 어머니도 거기에 계셨다.
2 예수님도 제자들과 함께 그 혼인 잔치에 초대를 받으셨다.
3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였다.
4 예수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저에게 무엇을 바라십니까?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5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6 거기에는 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
7 예수님께서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물독마다 가득 채우자, 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시,
“이제는 그것을 퍼서 과방장에게 날라다 주어라.” 하셨다.
그들은 곧 그것을 날라 갔다.
9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과방장이 신랑을 불러 10 그에게 말하였다.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하면 그보다 못한 것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남겨 두셨군요.”
11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갈릴래아 카나에서 표징을 일으키시어,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셨다. 그리하여 제자들은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요한복음서는 ‘기적’이라는 단어 대신 ‘표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을 단순히 기적의 차원이 아니라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로 드러내는 표징으로 본 것입니다. 이러한 표징은 요한복음에서 총 일곱 번 등장하는데 그 첫 번째가 카나의 혼인 잔치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한참 무르익어 가는 혼인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축복받아야 할 시간이 비난과 실망으로 변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이때 성모님의 부탁으로 예수님께서는 평범한 물을 혼인 잔치를 위한 포도주로 바꾸십니다. 덕분에 비난과 실망으로 바뀔 뻔했던 혼인 잔치는 더욱 축복된 시간이 됩니다.
우리 삶에서도 포도주가 떨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몇몇 실패와 그로 인한 시련들 때문에 삶에 실망하고 주저앉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때 우리에게는 물을 포도주로 바꾸셨던 예수님의 표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부탁’입니다. 성모님께서 예수님께 부탁하셨듯 우리도 예수님께 부탁드려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에 예수님께서는 우리 삶을 바꾸어 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당신이 영광을 드러내
실 수 있습니다.
부탁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부탁을 들어 주실 분이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