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설
복음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루카 12,37) 복음이 말하는 행복은 불행이 사라진 상태가 아닙니다. 바라던 모든 일이 이뤄져 좋은 일만 있는 상태도 아닙니다. 루카
복음 6장에도 오늘 복음처럼 “행복하여라.”라는 말이 나오지요.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루카 6,20-21) 가난하고 굶주리는 사람을 행복하다 하시니, 그 행복은 우리가 말하는 행복과는 달라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행복하여라.”로 번역된 그리스말은 ‘마카리오이’입니다. 이 말은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자신의 바람이 채워지는 그런 행복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느님 안에서 굳건히 서 있는 복된 삶을 뜻합니다.
설날입니다. 우리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로 서로에게 복을 빌어 줍니다. 이 인사를 하며, 올 한 해는 제발 무탈하기를, 부디 기쁜 일만 있기를 빕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무탈하고 행복하기만 한 해는 없습니다. 지금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올해도 겪어야 할 아픔이 있고, 흘려야 할 눈물이 있습니다. 어떤 아픔과 슬픔이 있어도 하느님 안에서 굳건히 선다면,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복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 믿음으로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