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복음
<씨를 뿌리고 자는 사이에 씨는 자라는데, 그 사람은 모른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26-34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6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으면,
27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28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29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30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31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32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33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을 하셨다.
34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의 제자들에게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필리 4,4-9)와 복음(마태 18,1-5)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를 알곡과 겨자씨의 비유를 통해 알려 주셨지요. 말씀 너머에 예수님 모습이 그려집니다. 언젠가 예수님은 땅에 뿌려진 알곡을 유심히 지켜보셨겠지요. 씨앗이 싹이 트고 자라나며 영글어 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떤 깨달음을 얻으셨겠지요. 이토록 작은 겨자씨가 심겨 큰 나무로 자라나는 것도 지켜보셨던 것 같습니다. 쭈그려 앉아 땅을 들여다보고, 작은 씨앗과 큰 나무를 번갈아 보며 신기해하는 소년 예수님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지혜로운 시선은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알려 주셨을까요.
생각해 보면, 언제나 그랬습니다. 예수님의 비유에는 일상적인 것들로 가득합니다. 양을 돌보는 목자의 모습, 잃어버린 은전을 찾아 온 집안을 뒤지는 여성의 모습. 예수님께서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하느님 나라를 설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목수였다는데 그런 것들은 어떻게 아셨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그분은 농부와 목자들과 어울리며 배우기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래서 공기처럼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집안일과 가사노동 역시 주의깊게 들여다보며 성찰할 줄 아는 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것들 안에서 깨달음을 얻으시고, 일상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찾는 분이셨습니다. 우리의 일상 안에도 하느님 나라가 숨어 있겠지요. 예수님 닮은 시선과 성찰을 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