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4주간 토요일
복음
<그들은 목자 없는 양들 같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님과 사도들의 인기가 참으로 대단해 보입니다. 군중들이 어찌나 몰려오는지, 먹을 시간도, 쉴 시간도 없습니다. 겨우 시간을 내어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피신해서 쉬려고 하였으나, 군중들은 이러한 시간조차 용납해 주지 않습니다. 육로로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짜증이 나거나 지칠 법도 합니다. 쉬지도 못하게 하면서 따라다니는 그들을 돌려 보낼 법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느낀 감정은 연민의 마음이었습니다. 의지하고 기댈 곳 없이 방황하는 그들 영혼의 외침이 지쳐 있던 예수님의 마음을 다시 한번 후벼 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연민의 마음이 다시금 그분을 움직이게 하고 그들에게 다가가게 만듭니다.
한 영혼의 모습을 온전히 바라보며 연민의 마음을 느낀다는 것, 그것이 어쩌면 자기 초월의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 연민의 마음은 지치고 배고픈 나의 상황을 초월합니다. 포기하거나 쉬고 싶은 내 욕망도 초월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일어나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