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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5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95(94),6-7 참조
어서 와 하느님께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네.
  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을 자애로이 지켜 주시고 천상 은총만을 바라는 저희를 끊임없이 보호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 하느님께서 여자를 사람에게 데려오셔서 둘이 한 몸이 되게 하셨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2,18-25
18 주 하느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
19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흙으로 들의 온갖 짐승과 하늘의 온갖 새를 빚으신 다음,
사람에게 데려가시어 그가 그것들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보셨다.
사람이 생물 하나하나를 부르는 그대로 그 이름이 되었다.
20 이렇게 사람은 모든 집짐승과 하늘의 새와 모든 들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그는 사람인 자기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찾지 못하였다.
21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는 사람 위로 깊은 잠이 쏟아지게 하시어
그를 잠들게 하신 다음,
그의 갈빗대 하나를 빼내시고 그 자리를 살로 메우셨다.
22 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서 빼내신 갈빗대로 여자를 지으시고,
그를 사람에게 데려오시자, 23 사람이 이렇게 부르짖었다.
“이야말로 내 뼈에서 나온 뼈요 내 살에서 나온 살이로구나!
남자에게서 나왔으니 여자라 불리리라.”
24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된다.
25 사람과 그 아내는 둘 다 알몸이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8(127),1-2.3.4-5(◎ 1ㄱ 참조)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모든 사람!
○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 그분의 길을 걷는 모든 사람! 네 손으로 벌어 네가 먹으리니, 너는 행복하여라, 너는 복을 받으리라. ◎
○ 너의 집 안방에 있는 아내는 풍성한 포도나무 같고, 너의 밥상에 둘러앉은 아들들은 올리브 나무 햇순 같구나. ◎
○ 보라,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이렇듯 복을 받으리라. 주님은 시온에서 너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너는 한평생 모든 날에 예루살렘의 번영을 보리라. ◎
  복음 환호송
야고 1,21
◎ 알렐루야.
○ 너희 안에 심어진 말씀을 공손히 받아들여라. 그 말씀에는 너희 영혼을 구원할 힘이 있다.
◎ 알렐루야.
  복음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24-30
그때에 24 예수님께서 티로 지역으로 가셨다.
그리고 어떤 집으로 들어가셨는데,
아무에게도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으셨으나 결국 숨어 계실 수가 없었다.
25 더러운 영이 들린 딸을 둔 어떤 부인이 곧바로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와서,
그분 발 앞에 엎드렸다.
26 그 부인은 이교도로서 시리아 페니키아 출신이었는데,
자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사고 그분께 청하였다.
27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먼저 자녀들을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 하고 말씀하셨다.
28 그러자 그 여자가,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강아지들도
자식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하고 응답하였다.
29 이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30 그 여자가 집에 가서 보니,
아이는 침상에 누워 있고 마귀는 나가고 없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복음서를 읽다 보면 너무나 당혹스러운 예수님의 모습을 직면할 때가 많습니다. 모든 이를 사랑하실 것 같은 예수님이 딸의 아픔에 힘겨워 하는 여인에게 ‘강아지’라는 표현을 쓰시다니요! 많은 이들은 예수님께서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시기 위해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여기지만, 예수님의 심정을 우리의 상식에 부합하는 ‘좋은 쪽’으로만 해석해 버린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길 때가 많습니다. 사실 복음서는 그 제목을 이렇게 붙입니다. ‘카타 마르콘’, 그러니까 ‘마르코에 따르면’ 예수님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역사적이고 실제적인 예수님을 보도하는 게 복음서가 아니고 마르코 복음의 저자가 이해하고 해석한 예수님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저마다 생각하는 예수님의 이미지가 다르듯, 복음서들도 최소한 네 가지(마르코, 마태오, 루카, 요한)의 예수님의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는 것이지요. 시리아 페니키아 여인에게 ‘강아지’라는 표현으로 대답하신 예수님을 두고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배타적 민족주의자라고 비판할까요? 아니면 전통적으로 여인의 믿음을 시험하신 속 깊은 주님으로 해석할까요? 분명한 것은 예수님은 그 여인의 딸에게서 마귀가 떠나갔다고 선언하십니다. 예수님은 낯설다가도 친숙하고, 친숙하다가도 엄청 멀리 계신 것처럼 차가울 수 있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해석에 늘 고민과 상상과 또 다른 묵상을 안겨 주시는 분이십니다. 딱 정해 놓고 예수님을 규정하는 건, 아무래도 자신의 자의식이 투사된 우상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지요.
  예물 기도
주 하느님, 빵과 포도주를 마련하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힘을 주셨으니 이 예물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07(106),8-9
주님께 감사하여라, 그 자애를, 사람들에게 베푸신 그 기적을. 그분은 목마른 이에게 물을 주시고, 굶주린 이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네.

<또는>

마태 5,4.6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으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지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저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먹고 마시게 하셨으니 저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어 기꺼이 인류 구원에 앞장서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창조 이야기는 며칠 전 들은 사제계 전승의 창조 이야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와 전개 방식을 보입니다. 야훼계 전승에 따른 이 창조 이야기에서는 인간 창조, 특히 여자의 창조 이야기가 두드러집니다.
먼저 여자가 창조된 동기와 그 과정을 눈여겨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창세 2,18)라고 말씀하시며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고자 하십니다. 알맞은 협력자는 종속된 자도 아니고 지배하는 자도 아닌 동등한 관계로서, 히브리 말로는 ‘말 없는 대화로도 가능한 직접적 관계’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나 흙으로 만든 온갖 짐승과 새들은 사람에게 알맞은 협력자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서 그와 동등한 존재를 만들어 그에게 데려다주십니다. 결국 동등한 남자 사람의 뼈로 지어진 여자는 흙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존재인 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가정이야말로 하느님께서 만드신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2015년 필라델피아 세계 가정 대회). 이는 인간이 혼자서는 온전한 피조물이 아니고 다른 인간과 맺는 협력 관계 안에서, 곧 친교 안에서만 온전한 인간일 수 있음을 뜻합니다. ‘인간’(人間)의 한자 말이 이를 잘 보여 줍니다. 서로 기대고 있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말의 깊은 의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상호 관계 안에서만 참으로 인간이 되는 친교의 신비가 성삼위의 친교를 닮았다는 사실입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