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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6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연중 제6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 곳곳에서 주님께 탄원하는 가난한 이들과 박해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시어, 분열을 일으키는 폭력과 이기심의 멍에를 벗겨 주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를 받아들여 새사람이 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31(30),3-4 참조
하느님,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본기도
하느님, 바르고 진실한 마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하느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는 저주를 받지만, 주님을 신뢰하는 이는 복되다.>
▥ 예레미야서의 말씀입니다.17,5-8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사람에게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
6 그는 사막의 덤불과 같아 좋은 일이 찾아드는 것도 보지 못하리라.
그는 광야의 메마른 곳에서, 인적 없는 소금 땅에서 살리라.”
7 그러나 주님을 신뢰하고 그의 신뢰를 주님께 두는 이는 복되다.
8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1-2.3.4와 6(◎ 40〔39〕,5ㄱㄴ)
◎ 행복하여라, 주님을 신뢰하는 사람!
○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
○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을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12.16-20
형제 여러분, 12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다고
우리가 이렇게 선포하는데,
여러분 가운데 어떤 사람들은 어째서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고 말합니까?
16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17 그리스도께서 되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덧없고
여러분 자신은 아직도 여러분이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
18 그리스도 안에서 잠든 이들도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19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20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루카 6,23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알렐루야.
  복음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7.20-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열두 사도와 17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20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21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
22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면,
그리고 사람의 아들 때문에 너희를 쫓아내고 모욕하고 중상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23 그날에 기뻐하고 뛰놀아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24 그러나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25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사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26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하면, 너희는 불행하다!
사실 그들의 조상들도 거짓 예언자들을 그렇게 대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루카복음 6장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평지에서 많은 군중을 가르치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라는 말씀으로 시작되는 이 가르침은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놀라운 선언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불행한 상황에 있는 이들에게 오히려 축복을 선포하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굶주리는 이들, 우는 이들, 그리고 믿음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십니다. 반면에 지금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이들에게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십니다. 다시 말해 현재의 어려움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듯, 현재의 안락함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세상과는 다른 가치 기준으로 우리를 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사느냐.’는 소리를 듣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하는 의심도 가끔 듭니다. 그런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메시지가 바로 오늘 복음 말씀에 담겨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고통을 아시며 모든 것을 바로잡아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우리의 믿음을 지키며 살아갑시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복의 근원이신 주님, 복음을 전하는 교회를 살펴 주시어, 가난하고 굶주리며 우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며 주님의 기쁜 소식을 온전히 증언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의로우신 주님, 많은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를 굽어보시어, 소통의 힘으로 갈등을 이겨 내고 화해하며, 공동선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

3.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치유의 주님, 낫기 힘든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의 아픔을 없애 주시고 건강을 회복하리라는 희망으로 활기를 얻게 하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은혜이신 주님, 모든 가정을 주님의 영광으로 이끌어 주시어, 거룩해지고 주님의 작은 교회로서 역할을 다하며 서로 사랑하고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하고 새롭게 하시어 저희가 주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인류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받으시어 저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78(77),29-30 참조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네. 주님이 그들의 바람을 채워 주셨네. 그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으셨네.

<또는>

요한 3,16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영성체 후 묵상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신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진미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갈망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이른바 평지 설교의 시작입니다. 이 본문에서 대조되는 행복 선언과 불행 선언은 세상의 가치를 완전히 뒤엎습니다. 전반부의 행복 선언은 마태오 복음서 5장의 참행복 선언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여기서는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우는 사람들을 향하여 직접 이인칭으로 행복을 선언하십니다. 불행 선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불행 선언에 근거하여 이 세상에서 누리는 부유함과 즐거움은 바랄 것이 못 되고 오직 내세에만 희망을 두라는 식의 해석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가난과 슬픔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되어서도 안 됩니다. ‘사목 헌장’은 “사회 질서와 그 발전은 언제나 인간의 행복을 지향하여야 한다.”(26항)라고 말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선포하는 구원은 영적이고 종말론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전인적이고 현실적인 인간 존재의 모든 차원을 아우릅니다.
행복과 불행의 궁극적인 기준은 바로 하느님 나라, 사람의 아들입니다. 지금 가난하고 굶주리고 우는 사람들은 오직 영원한 행복이신 하느님께만 의지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하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십니다. 그래서 그들은 행복합니다. 지금 배부르고 부유하고 웃는 사람들은 하느님을 찾지 않기에 불행합니다. 그런 사람들이라도 자기들이 가진 것을 나누면서 하느님을 찾는다면 행복할 것입니다. 현세에서 끝나는 가치들을 하느님 자리에 둘 때 참행복은 없습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