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6주간 화요일
복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제자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잊고 빵을 하나밖에 가져오지 않았다는 상황에 불안을 느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마 하나밖에 남지 않은 빵을 보고 자신들의 처지가 기억났을 겁니다. 매번 끼니를 거르고 배고팠던 몸의 기억 때문에 제자들은 빵이 가져올 기적의 미래보다 빵에 담긴 절망적인 과거를 먼저 떠올렸죠. 그래서 예수님의 누룩 이야기마저 빵이 없다는 것과 연결 지어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상상해 봅니다. 이제 예수님은 당신의 입을 통해 제자들의 불안을 끊어 낼 수 있는 희망을 다시 이야기합니다. 함께 배불리 먹고도 남았던 기억, 빵 몇 개와 물고기 몇 마리 밖에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던 그 기억을 다시 이야기하십니다.
우리는 수많은 기억들을 품고 있습니다. 같은 상황과 처지라도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가는 각자의 몫입니다. 하나 남은 빵을 보고 걱정하고 불안해 했던 제자들이, 오천 명을 먹인 빵의 기적을 먼저 기억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무리 불안하고 걱정되는 처지라도 주님이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배 안에 빵은 한 개밖에 없었지만 예수님이 계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