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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6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31(30),3-4 참조
하느님, 이 몸 보호할 반석 되시고, 저를 구원할 성채 되소서. 당신은 저의 바위, 저의 성채이시니, 당신 이름 위하여 저를 이끌어 주소서.
  본기도
하느님, 바르고 진실한 마음 안에 머무르시겠다고 하셨으니 저희에게 풍성한 은총을 내리시어 하느님의 마땅한 거처가 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9,1-13
1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내리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
2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땅바닥을 기어다니는 모든 것과
바다의 모든 물고기가 너희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할 것이다.
이것들이 너희의 손에 주어졌다.
3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이 너희의 양식이 될 것이다.
내가 전에 푸른 풀을 주었듯이, 이제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준다.
4 다만 생명 곧 피가 들어 있는 살코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5 나는 너희 각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나는 어떤 짐승에게나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남의 피를 흘린 사람에게 나는 사람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6 사람의 피를 흘린 자, 그자도 사람에 의해서 피를 흘려야 하리라.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으로 사람을 만드셨기 때문이다.
7 너희는 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라.
땅에 우글거리고 그곳에서 번성하여라.”
8 하느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말씀하셨다.
9 “이제 내가 너희와 너희 뒤에 오는 자손들과 내 계약을 세운다.
10 그리고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곧 방주에서 나와,
너희와 함께 있는 새와 집짐승과 땅의 모든 들짐승과 내 계약을 세운다.
11 내가 너희와 내 계약을 세우니,
다시는 홍수로 모든 살덩어리들이 멸망하지 않고,
다시는 땅을 파멸시키는 홍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2 하느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내가 미래의 모든 세대를 위하여, 나와 너희,
그리고 너희와 함께 있는 모든 생물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은 이것이다.
13 내가 무지개를 구름 사이에 둘 것이니,
이것이 나와 땅 사이에 세우는 계약의 표징이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02(101),16-18.19-21.29와 22-23(◎ 20ㄴ)
◎ 주님은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시리라.
○ 민족들이 주님 이름을, 세상 모든 임금이 당신 영광을 경외하리이다. 주님은 시온을 세우시고, 영광 속에 나타나시어, 헐벗은 이들의 기도를 굽어 들어주시고, 그들의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리라. ◎
○ 오는 세대를 위하여 글로 남기리니, 새로 창조될 백성이 주님을 찬양하리라. 주님이 드높은 성소에서 내려다보시고,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시리니, 포로의 신음을 들으시고, 죽음에 붙여진 이들을 풀어 주시리라. ◎
○ “당신 종들의 자손은 편안히 살아가고, 그 후손은 당신 앞에 굳게 서 있으리이다.” 주님이 시온에서 당신 이름을, 예루살렘에서 당신 찬양을 전하시리라. 그때에 백성들과 나라들이, 주님을 섬기러 모여들리라. ◎
  복음 환호송
요한 6,63.68 참조
◎ 알렐루야.
○ 주님, 당신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시옵니다.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27-33
그때에 27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을 향하여 길을 떠나셨다.
그리고 길에서 제자들에게,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28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29 예수님께서 다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가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30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에 관하여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엄중히 이르셨다.
31 예수님께서는 그 뒤에,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으시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32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명백히 하셨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3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보신 다음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하며
꾸짖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대부분의 신앙인은 인자함과 사랑, 혹은 포근함으로 예수님의 이미지를 그려 놓을 테지요. 그래서 베드로에게 ‘사탄’이라 부르는 장면은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사탄’은 히브리말로 ‘이유나 근거없이 비난과 갈등을 부추기는 자’라는 뜻을 지닙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못마땅하게 생각하십니다. 당신의 뜻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일 마음이 베드로에겐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뜻은 아마도 대개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사람, 돈이나 능력이 없어 함께하기가 꺼려지는 사람, 일상의 다수와는 달리 특이한 삶이나 사상을 가진 사람 등등과 어울릴 수 있는가,가 예수님의 뜻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당시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의 메시아가 아니었으니까요. 잡혀서 죽어가는 메시아는 낯설고 불편합니다. 우리 신앙의 매력은 세상이 바람직하고 선하고 아름답다는 것 뒷편에서 숨죽이고 아파하며 때론 실망과 좌절에 허덕이는 것들에 대한 사유가 시작될 때에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메시아는 이미 잘난 사람을 찾아온 게 아니라 아직 못나서 힘들어 하는 사람에게 새로운 희망을 전해 주러 오셨으니 말입니다. 우리 신앙은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화해하고 용서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이 제사로 저희를 깨끗하고 새롭게 하시어 저희가 주님의 뜻을 충실히 실천하고 마침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78(77),29-30 참조
그들은 실컷 먹고 배불렀네. 주님이 그들의 바람을 채워 주셨네. 그들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으셨네.

<또는>

요한 3,16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진미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참생명을 주는 이 양식을 언제나 갈망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살아가면서 우리가 때때로 되새겨야 하는 물음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마르 8,29 참조)일 것입니다. 베드로가 내놓은 답은 모든 이에게 공통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나’에게 교리상의 정답만이 아니라 개인적인 체험과 고백이 담긴 답을 요구하실 것 같습니다. 나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나에게 예수님께서는 어떤 분이신가?
베드로는 출제자가 바라는 정답을 맞히고도 칭찬 대신 말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아마도 그가 “그리스도”(8,29)의 의미까지는 아직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였기에 예수님께서는 그가 당신께서 그리스도이시라는 사실을 섣불리 알리기를 바라시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과연 시험을 멋지게 통과한 바로 다음 순간 베드로는 스승에게서 “사탄”(8,33)이라는 극단적인 꾸지람을 듣습니다. “내게서 물러가라.”(8,33)라는 말씀은 그리스 말 원문을 볼 때 “내 뒤로 가거라.”입니다. 스승에 대한 인간적인 사랑으로 스승의 앞을 가로막은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제자의 자리로 곧 스승의 뒤로 가라는 가르침을 주십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할 때 사탄을 따르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그분을 닮고자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릴 뿐만 아니라 진짜로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순교를 향하여 가는 길에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리스도인이도록” 교우들의 기도를 청하였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은 삶으로 증언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