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6주간 금요일
복음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34-9.1
그때에 34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군중을 가까이 부르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3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와 복음 때문에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38 절개 없고 죄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9,1 예수님께서 또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하느님의 나라가 권능을 떨치며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아이들과 함께 학습장벽에 대해 성찰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는 건 뭐가 있니?’ 하고 물었을 때, 아이들은 여러 대답을 꺼내 놓았습니다. ‘휴대폰이요!’, ‘비디오 게임이요!’, ‘친구랑 노는 거요!’ 까르르 웃는 아이들과 말꼬리를 잡는데, 조용히 생각하던 한 아이가 말했습니다. ‘신부님, 생각해 보니 휴대폰이 있어도 제가 잘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친구의 깨달음은 놀라운 것이었고, 우리는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기 자신을 견디며 살아갑니다. 우리에게는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것이 주어집니다. 타고난 기질이 있을 수도 있고, 혈연 같은 것도 노력 바깥의 일이겠지요. ‘나’를 구성하는 것들에는, 그런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고, 그것은 노력으로는 극복할 수 없고, 그래서 ‘나’는 ‘나’에게서 자유롭지 못한 채, 그런 것을 평생 견디며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신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는군요. 신앙이란, 노력으로 극복되지 않는 ‘나’로부터 해방되는 과정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