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3-19
13 예수님께서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 다다르시자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 하고 물으셨다.
14 제자들이 대답하였다.
“세례자 요한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엘리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예레미야나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합니다.”
15 예수님께서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16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18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19 또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의 시작과 함께 이스라엘 각 지방을 돌아다니시면서 구원사업을 행하셨습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예수님이 도대체 누구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듯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사람들의 생각은 제각각입니다. 세례자 요한, 혹은 구약에 나오는 유명한 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예수님의 정체성에 대해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예수님께서는 질문을 던지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물론 이 질문이 일차적으로는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을 향한 질문이지만 또한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를 향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예수님에 대한 논의는 교회 안팎에서 끊임없이 이어졌고, 또 앞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오늘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의 응답처럼 교회에서 제시하는 명확한 해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에게 매 순간 이 질문을 하고 계시고, 우리는 저마다 삶의 모습으로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 질문은 단순히 교리나 신학에서 제시하는 해답을 말해 달라는 것이 아닐 겁니다. 지금 내 앞에 살아 숨쉬고 있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각자가 자신의 존재 자체를 통해 응답해 나가야 하는 질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