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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7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연중 제7주일입니다. 지극히 인자하신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외아드님을 통하여 조건 없는 사랑을 밝혀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을 주시어, 원수까지도 사랑하고 우리에게 잘못한 이도 축복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13(12),6 참조
주님, 저는 당신 자애에 의지하며, 제 마음 당신 구원으로 기뻐 뛰리이다.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새기고 말과 행동으로 실천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주님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 주셨지만, 저는 손을 대려 하지 않았습니다.>
▥ 사무엘기 상권의 말씀입니다.26,2.7-9.12-13.22-23
그 무렵 2 사울은 이스라엘에서 뽑은 부하 삼천 명을 거느리고
지프 광야에 있는 다윗을 찾아 그곳으로 내려갔다.
7 다윗은 아비사이를 데리고 밤을 타서 군대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때 사울은 진지 안에서 머리맡 땅바닥에 창을 꽂아 놓고 잠들어 있었다.
아브네르와 그의 군사들도 사울을 둘러싸고 잠들어 있었다.
8 아비사이가 다윗에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오늘 원수를 장군님 손에 넘기셨으니,
이 창으로 그를 단번에 땅에 박아 놓겠습니다. 두 번 찌를 것도 없습니다.”
9 그러나 다윗이 아비사이를 타일렀다. “그분을 해쳐서는 안 된다.
누가 감히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에게 손을 대고도 벌받지 않을 수 있겠느냐?”
12 다윗은 사울의 머리맡에서 창과 물병을 가지고 나왔다.
주님께서 그들 위에 깊은 잠을 쏟으시어 그들이 모두 잠들었기 때문에,
다윗을 본 사람도 알아채거나 잠을 깬 사람도 없었다.
13 다윗은 맞은쪽으로 건너가 상대와 거리를 멀리 두고
산꼭대기에 서서, 22 응답하였다.
“여기 임금님의 창이 있습니다. 젊은이 하나가 건너와 가져가게 하십시오.
23 주님은 누구에게나 그 의로움과 진실을 되갚아 주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주님께서 임금님을 제 손에 넘겨주셨지만,
저는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에게 손을 대려 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03(102),1-2.3-4.8과 10.12-13(◎ 8ㄱ)
◎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
○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
○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없애시는 분. 네 목숨을 구렁에서 구해 내시고, 자애와 자비의 관을 씌우시는 분. ◎
○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며,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는 넘치시네. 우리를 죄대로 다루지 않으시고, 우리의 잘못대로 갚지 않으시네. ◎
○ 해 뜨는 데서 해 지는 데가 먼 것처럼, 우리의 허물들을 멀리 치우시네. 아버지가 자식을 가여워하듯, 주님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 가여워하시네. ◎
  제2독서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45-49
형제 여러분, 45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첫 인간 아담이 생명체가 되었다.”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는 영이 되셨습니다.
46 그러나 먼저 있었던 것은 영적인 것이 아니라 물질적인 것이었습니다.
영적인 것은 그다음입니다.
47 첫 인간은 땅에서 나와 흙으로 된 사람입니다. 둘째 인간은 하늘에서 왔습니다.
48 흙으로 된 그 사람이 그러하면 흙으로 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에 속한 그분께서 그러하시면 하늘에 속한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49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3,34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27-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7 “내 말을 듣고 있는 너희에게 내가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28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29 네 뺨을 때리는 자에게 다른 뺨을 내밀고,
네 겉옷을 가져가는 자는 속옷도 가져가게 내버려두어라.
30 달라고 하면 누구에게나 주고,
네 것을 가져가는 이에게서 되찾으려고 하지 마라.
31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32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33 너희가 자기에게 잘해 주는 이들에게만 잘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그것은 한다.
34 너희가 도로 받을 가망이 있는 이들에게만 꾸어 준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고스란히 되받을 요량으로 서로 꾸어 준다.
35 그러나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에게 잘해 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러면 너희가 받을 상이 클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은혜를 모르는 자들과 악한 자들에게도 인자하시기 때문이다.
36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38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매우 도전적인 가르침을 주십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우리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선을 행하며, 우리를 저주하는 이들을 축복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분명 실천하기 어려운 가르침입니다. 우리의 본성은 해를 끼친 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더 높은 길을 보여 주십니다. 그분은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하느님의 모습을 닮아 가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단순히 우리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그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대신 모든 이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실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악인이나 선인 모두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사실 하느님의 이러한 사랑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실수를 하고 잘못을 저지를 때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신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도 하느님과 같은 모습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 주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분명 실천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노력한다면 그때마다 하느님을 닮아 가는 것이고 그분의 사랑을 더욱 깊이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랑이 결국에는 우리 주변과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는 주님의 교회를 살펴 주시어, 주님의 온유와 자비를 전하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참사랑을 실천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통치자이신 주님, 정치인들에게 식별의 은총을 주시어, 살기 좋은 나라와 국민의 행복을 위하여 힘쓰며 가난하고 힘없는 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게 하소서. 

3. 소외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의 샘이신 주님, 갖가지 편견으로 소외받는 이들을 도와주시어,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 주시고, 저희 모두 열린 마음과 사랑으로 그들을 끌어안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된 행복을 주시는 주님, 저희 지역 사회의 모든 이에게 강복하시어, 서로 배려하고 다 함께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정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이 신비로운 제사를 정성껏 거행하며 간절히 청하오니 주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물이 저희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인류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받으시어 저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9,2-3
주님의 기적들을 낱낱이 전하오리다. 지극히 높으신 분, 저는 당신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당신 이름 찬미하나이다.

<또는>

요한 11,27 참조
주님, 저는 당신이 이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이시며,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믿나이다.
  영성체 후 묵상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땅에서 온 첫 인간 아담과 달리 하늘에서 오신 마지막 아담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거룩한 제사에서 구원의 보증을 받았으니 저희가 실제로 그 구원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기름부음받은이”(1사무 26,9)는 축성된 이를 가리킵니다. 구약에서는 왕, 사제, 예언자가 물질적인 기름부음으로 하느님의 일을 하도록 축성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최초의 임금으로 기름부음받아 성별된 사울에 대한 다윗의 충정은 영웅적입니다. 이는 사울을 존경해서라기보다는 그를 임금으로 축성하신 하느님에 대한 경외와 충실일 것입니다.
그런데 신약에 이르면 단연 탁월하게 축성된 분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물리적인 기름이 아니라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으로 기름부음받고 축성되십니다.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듯이 구약에서 물질적인 것으로 예표되던 것들은 이제 신약에서 영적인 것으로 실현되어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기름부음받으시고’(그리스 말로 ‘크리스토스’는 ‘기름발린 이’라는 뜻) 우주의 임금이 되십니다. 다윗이 물질적인 기름으로 축성된 사울 임금에게 보인 존경이 그러하다면 성부에게서 성령으로 기름부음받으시어 축성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존경은 어떠해야 할까요!
오늘 복음이 요구하는 행동 방식은 인간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동기는 결국 “지극히 높으신 분”(루카 6,35) 하느님이십니다. 자신을 죽이려고 찾아다니던 사울을 살려 줌으로써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원수 사랑의 탁월한 본보기를 보여 주는 다윗이 하느님에 대한 경외심으로 그러하였듯이 말입니다. 우리의 용서와 자비의 기준은 인간이 아니라 하느님이십니다.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6,36) 자비로울 수 있는 은총을 청합시다. 우리가 베푸는 용서와 자비는 더 높은 수준으로 돌려받을 것입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