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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8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연중 제8주일입니다. 교회 안에서 울려 퍼지는 말씀은 지혜의 샘이며 삶의 규범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말씀을 알아들을 귀를 열어 주시어, 교만으로 형제들을 그릇되게 판단하지 않고 형제들을 사랑하는 평화의 일꾼이 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18(17),19-20
주님은 내 버팀목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
  본기도
주님, 이 세상을 정의와 평화로 이끌어 주시고 교회가 자유로이 주님을 섬길 수 있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마라.>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27,4-7
4 체로 치면 찌꺼기가 남듯이 사람의 허물은 그의 말에서 드러난다.
5 옹기장이의 그릇이 불가마에서 단련되듯이
사람은 대화에서 수련된다.
6 나무의 열매가 재배 과정을 드러내듯이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
7 말을 듣기 전에는 사람을 칭찬하지 마라. 사람은 말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2(91),2-3.13-14.15-16(◎ 2ㄱ 참조)
◎ 주님, 당신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 주님을 찬미하오니 좋기도 하옵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시여,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아침에는 당신 자애를, 밤에는 당신 진실을 알리나이다. ◎
○ 의인은 야자나무처럼 우거지고, 레바논의 향백나무처럼 자라나리라. 주님의 집에 심겨, 우리 하느님의 앞뜰에서 우거지리라. ◎
○ 의인은 늙어서도 열매 맺고, 물이 올라 싱싱하리라. 불의가 없는 나의 반석, 주님이 올곧으심을 널리 알리리라. ◎
  제2독서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15,54-58
형제 여러분,
54 이 썩는 몸이 썩지 않는 것을 입고 이 죽는 몸이 죽지 않는 것을 입으면,
그때에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55 죽음아, 너의 승리가 어디 있느냐? 죽음아, 너의 독침이 어디 있느냐?”
56 죽음의 독침은 죄이며 죄의 힘은 율법입니다.
5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승리를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립시다.
58 그러므로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굳게 서서 흔들리지 말고 언제나 주님의 일을 더욱 많이 하십시오.
주님 안에서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음을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필리 2,15.16 참조
◎ 알렐루야.
○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도록 너희는 생명의 말씀을 굳게 지녀라.
◎ 알렐루야.
  복음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9-45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39 이르셨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40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41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2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43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44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45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이 말씀은 우리에게 깊은 자기 성찰을 요구합니다. 특히 내가 따르는 가치관과 믿음이 진실한지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질문입니다. 사실 다른 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기는 쉽습니다. 판단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돌아보고 더 나아가 결점을 찾아내기는 힘듭니다. 노력이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력’이라는 이 힘든 과정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시킵니다. 그래서 스승이신 예수님보다 높아질 수는 없지만 그분처럼 말하고 행동하게 합니다. 그리고 이 말과 행동은 우리를 좋은 나무로 만들어 좋은 열매를 맺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실수를 하고 넘어집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 말씀이 더 희망적으로 들립니다. 노력한다면 변화될 수 있다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십시오. 약할수록 더욱더 주님께 의지하십시오. 우리의 작은 노력을 아름다운 기적으로 바꾸어 주실 그분을 믿고 희망하십시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목자이신 주님,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을 돌보시어, 먼저 자신의 눈에 있는 티를 돌아보는 겸손과 용기를 가진 선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2.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군사적 긴장 속에 있는 저희 민족을 굽어보시어, 남북이 군사력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써 화해와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3.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한 학생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스승이신 주님, 새로운 환경에서 관계 맺음과 배움을 시작하는 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학문을 배우고 익히며 기쁜 나날을 보내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이끌어 주시어, 모든 이가 절제와 회개하는 마음으로 묵상하며 다가오는 사순 시기를 슬기롭게 준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하느님, 하느님께 봉헌할 예물을 마련해 주시고 이 예물을 저희 정성으로 받아 주시니 자비를 베푸시어 이 제사를 저희 공로로 여기시고 더 많은 상급을 내려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2 : 구원의 신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죄 많은 인류를 가엾이 여기시어 동정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시고 십자가의 고통을 받으시어 저희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원하셨으며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하시어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13(12),6 참조
은혜를 베푸신 주님께 노래하리이다. 지극히 높으신 주님 이름 찬양하리이다.

<또는>

마태 28,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나무의 열매가 재배 과정을 드러내듯이, 사람의 말은 마음속 생각을 드러낸다.” 우리 모두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는 선한 사람으로서 주님의 일을 더욱 많이 합시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구원의 성체를 받아 모시고 자비를 간청하오니 현세에서 저희를 길러 주는 이 성사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얻어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먼저 빼내야,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제대로 빼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형제의 눈에 있는 티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데도 자신은 뚜렷이 보고 있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빼내 주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자신이 뚜렷이 보지 못하고 있음을 먼저 살펴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를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받은 상황에 적용해 봅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으면 감정에 영향을 받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나에게 잘못한 것이 실제보다 더 크게 보이면서 그것을 중심으로 판단하고 단죄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상처를 받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눈에 들보가 박히게 됩니다. 상처로 내 눈에 박힌 들보를 빼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판단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처받은 감정을 돌보고 용서하는 과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용서에는 의지적 용서와 영적 용서 사이에 감정적 용서의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과정이기에 인내와 용기 그리고 지혜의 은총이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의 말씀이 이 긴 여정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나의 말들로 나의 마음속 생각들이 드러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입으로 드러난 말들로 마음속 생각들을 살펴볼 때, 우리는 내 눈에 박힌 들보를 빼내고 용서의 차원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창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