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재의 수요일
복음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6.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3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
4 그렇게 하여 네 자선을 숨겨 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회당과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6 너는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은 다음,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16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마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려고 얼굴을 찌푸린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이미 받았다.
17 너는 단식할 때 머리에 기름을 바르고 얼굴을 씻어라.
18 그리하여 네가 단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지 말고,
숨어 계신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
<강론이 끝난 다음, 주례 사제는 손을 모으고 서서 말한다.>
+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 하느님 아버지께서 넘치는 은총을 베푸시어 참회의 뜻으로 우리 머리에 얹는 이 재에 강복해 주시도록 간청합시다.
<잠깐 침묵하며 기도한 다음, 사제는 팔을 벌리고 계속한다.>
+ 하느님, 비천한 사람을 굽어보시고 속죄하는 사람을 용서하시니 저희 기도를 자애로이 들으시고 이 재를 머리에 받으려는 하느님의 종들에게 + 강복하소서. 저희가 하느님의 은총으로 사순 시기의 재계를 충실히 지키고 마음을 깨끗이 하여 성자의 파스카 축제를 잘 준비하게 하소서. 우리 주 ……. ◎ 아멘.
<또는>
+ 하느님, 죄인들의 죽음을 바라지 않으시고 오직 회개를 바라시니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고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 머리에 얹으려는 이 재에 + 강복하소서. 저희가 바로 재임을 알고 먼지로 돌아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사순 시기에 정성껏 재계를 지켜 죄를 용서받고 새 생명을 얻어 부활하시는 성자의 모습을 닮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 아멘.
<사제는 말없이 재에 성수를 뿌린다. 그다음에 사제는 모든 사람의 머리 위에 재를 얹어 주며 말한다. >
+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또는>
+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그동안 아래의 노래를 부른다.>
첫째 따름 노래
◎ 베옷으로 갈아입고 잿더미에 앉아 단식하며
주님께 눈물로 간청하세.
우리 하느님은 한없이 자비로우시니
우리 죄를 용서하시리라.
둘째 따름 노래 요엘 2,17; 에스 4,17⑩ 참조
◎ 성전 문과 제단 사이에서 주님을 섬기는 사제들이
눈물로 간청하리라.
용서하소서, 주님, 당신의 백성을 용서하소서.
주님, 당신을 찬송하는 입을 막지 마소서.
셋째 따름 노래 시편 51(50),3
◎ 주님, 저의 죄악을 없애소서.
<시편 51(50)편의 각 절 끝에 셋째 따름 노래를 반복할 수 있다.>
응송 바룩 3,2; 시편 79(78),9 참조
◎ 저희가 모르고 죄를 지었을지라도 뉘우치며 살고자 하오니,
갑자기 죽음을 맞지 않게 하시고, 회개할 시간을 주소서. *
주님, 당신께 죄를 지었사오니,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저희 구원의 하느님, 저희를 도우소서.
주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구하소서.
◎ * 주님, 당신께.
<다른 알맞은 노래도 부를 수 있다. 재의 예식이 끝나면 사제는 손을 씻은 다음, 보편 지향 기도를 바치고 보통 하던 대로 미사를 계속한다.>
<신경 없음>
복음 묵상
재의 수요일입니다. 우리는 오늘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라는 말을 듣습니다.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을 우리는 왜 재의 수요일로 시작합니까? 부활이 주는 영원한 생명과 재로 돌아갈 인간의 허무함, 이 둘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습니까? 이 둘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처음부터 불멸의 존재였다면, 부활이라는 말이 나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느님은 죽어 없어질 비참한 인간을 당신의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해 주셨습니다.
부활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기 위해서는, 우리가 원래는 부활하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아야 합니다. 원래는 죽으면 그저 흙으로 돌아가는 먼지 같은 존재였음을 알아야 합니다. 부활로서 주어진 하느님의 영원한 생명이 얼마나 값지고 놀라운 것인지 알려면, 우리가 처했던 본래 모습을 먼저 봐야 합니다. 하느님은 흙으로 돌아갈 인간을 굽어보시고, 죽음에서 일으켜 주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의 핵심입니다. 이 기쁜 소식을 깨닫기 위해, 우리는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우리가 흙으로 돌아갈 존재임을 겸손되이 고백합니다.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