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22-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22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고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되살아나야 한다.” 하고 이르셨다.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분의 가르침은 특정 부류나 특정 공간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만의 예수님, 내 뜻대로 움직이시는 예수님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예수님을 찾아 나서는 길은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는 길이라 합니다. 십자가를 짊어진다는 건, 이미 죄인으로 심판받은 다음의 일이지요. 올바른 사람으로, 반듯한 사람으로 인정받고픈 우리가 누군가로부터 죄인으로 취급받는 길을 걷는다면 그것이 신앙의 길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이 믿는 주님이 십자가 위의 죄인이라는 세상의 인식을 담담히 받아 내었습니다. 죄인이 아니라 의인이라고, 세상이 잘못 알고 있다며 세상을 탓하는 길이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는 길을 걸어갔던 것이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삶의 곳곳에 무심코 흩어 놓은 자신들의 못난 모습을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 겸허히 포개어 놓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신앙입니다. 잘 사는 것이 예수님을 위한, 그분을 만나고픈 일인지, 세상의 좋은 평을 바라는 인정 욕구에 목말라서인지, 매일의 십자가를 나는 왜 짊어져야 하는지, 예수님의 삶에 우리의 삶을 비추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