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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자] 사순 제1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25(24),6.2.22 참조
주님, 예로부터 베풀어 오신 당신의 자비와 자애 기억하소서. 원수들이 저희를 짓누르지 못하게 하소서. 이스라엘의 하느님, 모든 곤경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본기도
주님, 이 백성의 정성을 인자로이 굽어보시어 저희가 절제하고 극기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니네베 사람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섰다.>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3,1-10
주님의 말씀이 1 요나에게 내렸다.
2 “일어나 저 큰 성읍 니네베로 가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말을 그 성읍에 외쳐라.”
3 요나는 주님의 말씀대로 일어나 니네베로 갔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 데에만 사흘이나 걸리는 아주 큰 성읍이었다.
4 요나는 그 성읍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하룻길을 걸은 다음 이렇게 외쳤다.
“이제 사십 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5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6 이 소식이 니네베 임금에게 전해지자,
그도 왕좌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자루옷을 걸친 다음 잿더미 위에 앉았다.
7 그리고 그는 니네베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임금과 대신들의 칙령에 따라
사람이든 짐승이든, 소든 양이든 아무것도 맛보지 마라.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라.
8 사람이든 짐승이든 모두 자루옷을 걸치고 하느님께 힘껏 부르짖어라.
저마다 제 악한 길과 제 손에 놓인 폭행에서 돌아서야 한다.
9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
10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51(50),3-4.12-13.18-19(◎ 19ㄴㄷ)
◎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 하느님, 당신 자애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당신 앞에서 저를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거룩한 영을 제게서 거두지 마소서. ◎
○ 당신은 제사를 즐기지 않으시기에, 제가 번제를 드려도 반기지 않으시리이다.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은 부서진 영. 부서지고 뉘우치는 마음을, 하느님, 당신은 업신여기지 않으시나이다. ◎
  복음 환호송
요엘 2,12-13 참조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너그럽고 자비로우니 이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9-32
그때에 29 군중이 점점 더 모여들자 예수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네베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31 심판 때에 남방 여왕이 이 세대 사람들과 함께 되살아나
이 세대 사람들을 단죄할 것이다.
그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땅끝에서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32 심판 때에 니네베 사람들이 이 세대와 함께 다시 살아나
이 세대를 단죄할 것이다.
그들이 요나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종교학에서 자주 드는 정원사의 비유가 있습니다. 일정한 질서가 있는, 그러나 잡초나 해충 등의 무질서도 함께 존재하는 정원이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정원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은 정원에서 발견되는 일정한 질서를 정원사가 있다는 근거로 들 것입니다. 하지만 정원사가 없다고 믿는 사람은 정원에서 발견되는 무질서가 정원사가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이 정원사의 비유는 신의 존재에 대한 비유입니다. 이 세상은 신이 있다는 증거도, 신이 없다는 증거도 명확히 보여 주지 않습니다. 
기적은 신앙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초자연적인 현상의 원인을 신으로 돌리겠지만,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은 그저 이상한 일이 일어났을 뿐, 그 원인이 신은 아니라고 말할 것입니다. 기적이 믿음을 불러오지 않습니다. 믿음이 먼저 오고, 그 믿음을 가진 사람이 특정 현상을 기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기적은 믿음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뿐, 없는 믿음을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기적이니 표징이니, 모두 신앙에서 부차적인 것입니다. 그런 것에 현혹되지 맙시다. 표징을 요구하는 이들을 꾸짖으신 예수님의 말씀을 새겨들읍시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에게 주신 선물을 봉헌하오니 이 제물이 저희에게 영원한 구원을 주는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5,12 참조
당신께 피신하는 이들 모두 즐거워하며 영원토록 환호하리이다. 주님, 저희를 감싸 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이 성사로 저희를 끊임없이 길러 주시니 너그러이 내려 주신 이 성체로 저희가 생기를 찾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의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주님의 백성을 보살피시고 모든 죄를 인자로이 씻어 주시어 그들이 온갖 역경에서도 해를 입지 않고 어떤 불의에도 굴복하지 않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악한 세대라고 부르십니다. 그들이 예수님께서 자신들이 기다리던 메시아이신지, 그리고 메시아이시라면 증명할 수 있는지 시험하려고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였기 때문입니다(루카 10,25; 11,16 참조).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표징을 보여 주시는 대신에 그들이 요나의 표징과 “사람의 아들”(11,30)만을 표징으로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니네베로 가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요나는 주님을 피해서 도망갔습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물에 빠져 죽게 된 상황에서 스스로 물에 빠진 요나는 큰 물고기 뱃속에서 사흘 낮과 밤을 지내고 살아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요나는 구원은 오로지 주님의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요나 2,10 참조). 니네베로 다시 가라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기꺼이 니네베로 들어간 요나는 살아 있는 구원의 표징이었습니다. 그러한 요나를 만난 니네베 사람들은 기꺼이 회개하였습니다.
험난한 여정을 거치며 구원의 표징이 된 요나를 보고 회개한 니네베 사람들처럼, 배척과 고통 속에서 하느님 구원의 표징이 될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돌아가야 합니다. 특히 오늘 복음 마지막에 예수님께서는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루카 11,32)라고 말씀하십니다. 비록 예수님께서 표징을 요구한 이들을 악한 세대라고 부르셨지만, 사실은 그들이 회개하기를 더 간절히 바라셨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습니다. 모든 이가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오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합니다.
(한창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