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사순 제1주간 목요일
입당송
시편 5,2-3 참조
주님, 제 말씀에 귀를 기울이소서. 제 탄식을 들어 주소서.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제 기도 소리 귀여겨들으소서.
본기도
주님, 주님 없이는 저희가 있을 수 없사오니 저희에게 성령의 힘을 주시어 언제나 올바른 것을 생각하고 힘껏 실천하며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님,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습니다.>
▥ 에스테르기의 말씀입니다.4,17(12).17(14)-17(16).17(23)-17(25)
그 무렵 17(12) 에스테르 왕비는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주님께 피신처를 구하였다.
17(14) 그러고 나서 이스라엘의 주님께 이렇게 기도드렸다.
“저의 주님, 저희의 임금님, 당신은 유일한 분이십니다.
외로운 저를 도와주소서.
당신 말고는 도와줄 이가 없는데
17(15)이 몸은 위험에 닥쳐 있습니다.
17(16) 저는 날 때부터 저의 가문에서 들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이스라엘을
모든 조상들 가운데에서 저희 선조들을 영원한 재산으로 받아들이시고
약속하신 바를 채워 주셨음을 들었습니다.
17(23) 기억하소서, 주님, 저희 고난의 때에 당신 자신을 알리소서.
저에게 용기를 주소서, 신들의 임금님, 모든 권세의 지배자시여!
17(24) 사자 앞에 나설 때 잘 조화된 말을 제 입에 담아 주시고
그의 마음을 저희에게 대적하는 자에 대한 미움으로 바꾸시어
그 적대자와 동조자들이 끝장나게 하소서.
17(25) 당신 손으로 저희를 구하시고,
주님, 당신밖에 없는 외로운 저를 도우소서.
당신께서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38(137),1과 2ㄴ.2ㄱㄷ과 3.7ㄹ-8(◎ 3ㄱ 참조)
◎ 주님, 제가 부르짖던 날, 당신은 응답하셨나이다.
○ 주님, 제 마음 다하여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제 입의 말씀을 들어 주시기에, 천사들 앞에서 찬미 노래 부르나이다. 거룩한 성전 앞에 엎드리나이다. ◎
○ 당신은 자애롭고 진실하시니, 당신 이름 찬송하나이다. 제가 부르짖던 날, 당신이 응답하시고, 저를 당당하게 세우시니, 제 영혼에 힘이 솟았나이다. ◎
○ 주님은 오른손으로 저를 구하시나이다.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리라! 주님, 당신 자애는 영원하시옵니다. 당신 손수 빚으신 것들 저버리지 마소서. ◎
복음 환호송
시편 51(50),12.14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구원의 기쁨을 제게 돌려주소서.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을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7-1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8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9 너희 가운데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10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11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
12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이른바, ‘황금률’이라고 불리는 규율은 세상 곳곳에 넘쳐납니다. 그 대부분은 ‘부정적’인 형식을 취합니다. 예컨대, ‘남으로부터 받기 싫은 것, 너 역시 남에게 행하지 마라’는 식입니다. 예수님의 황금률은 긍정을 넘어 흔히 생각하는 규율의 가치마저 무너뜨립니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남에게 행하라’는 규율은 행위의 기준이 ‘행위 주체의 원의’에 근거하기 때문이지요. 가만히 우리가, 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묻게 됩니다. 저만의 이기심인지, 공동체를 향한 형제애인지, 원의의 민낯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아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황금률은 지켜야 할 규율이 아니라 제 삶의 속내를 찬찬히 살펴보고 성찰하는 고해의 자리입니다. 타인을 향한 ‘좋은 일’은 제 삶이 투명하고 솔직할 때, 자연스러운 열매로 맺힙니다.
예물 기도
주님, 간절히 비오니 주님의 백성이 바치는 기도와 예물을 자비로이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모두 회개하고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마태 7,8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리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구원의 보증으로 저희에게 주신 이 성체가 현재와 미래의 천상 영약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의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간절히 비오니 이 백성이 바라던 자비를 베푸시고 천상 은혜를 내리시어 청해야 할 것을 올바로 알고 또한 청한 것을 얻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빵을 청하는 아들에게 돌을 주는 아버지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이해하는 데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를, 빵을 청하면 거저 빵을 주시는 분으로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청한 것을 무조건 주시는 분이 아니라 좋은 것을 더 많이 주시는 분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 좋은 것을 우리가 바라지 않거나 피하고 싶은 방식으로 주실 때도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더니 제 발목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전날 발목을 삐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병원에 간 저는 간단한 약 처방만을 바랐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은 제 발목에 깁스를 하고, 저에게 이틀에 한 번 병원에 와서 주사를 맞으라고 하였습니다. 저에게 더 좋은 처방을 준 의사 선생님의 말을 믿고 따랐습니다. 덕분에 저는 오랫동안 저를 괴롭혀 온 만성 염증을 관리하려면 발목 건강에 가장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그때야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겟세마니 동산에서 “아버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42)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기도하실 수 있으셨던 것은 비록 십자가 죽음을 피하시고 싶었을지라도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믿음의 표본을 따라, 청하는 것보다 더 큰 것을 주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일상에서 키워 가야 합니다.
(한창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