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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자]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26(25),11-12 참조
주님, 저를 구하소서. 자비를 베푸소서. 제 발은 올바른 길에 서 있나이다. 거룩한 모임에서 주님 찬미하오리다.
  본기도
하느님, 영혼의 건강을 위하여 육신의 극기를 명하셨으니 저희가 결코 죄를 짓지 않고 자애로우신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를 저질렀습니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9,4ㄴ-10
4 아, 주님! 위대하시고 경외로우신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의 계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계약과 자애를 지키시는 분!
5 저희는 죄를 짓고 불의를 저질렀으며 악을 행하고 당신께 거역하였습니다.
당신의 계명과 법규에서 벗어났습니다.
6 저희는 저희의 임금들과 고관들과 조상들과 나라의 모든 백성들에게
당신의 이름으로 말하는 당신의 종 예언자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7 주님, 당신께서는 의로우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오늘 이처럼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유다 사람, 예루살렘 주민들, 그리고 가까이 살든 멀리 살든,
당신께 저지른 배신 때문에 당신께서 내쫓으신
그 모든 나라에 사는 이스라엘인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8 주님, 저희의 임금들과 고관들과 조상들을 비롯하여
저희는 모두 얼굴에 부끄러움만 가득합니다.
저희가 당신께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9 주 저희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나 저희는 주님께 거역하였습니다.
10 주 저희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당신의 종 예언자들을 통하여
저희 앞에 내놓으신 법에 따라 걷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79(78),8.9.11과 13(◎ 103〔102〕,10ㄱ 참조)
◎ 주님, 저희 죄대로 저희를 다루지 마소서.
○ 선조들의 죄를 저희에게 돌리지 마소서. 어서 빨리 당신 자비를 저희에게 내리소서. 저희는 너무나 불쌍하게 되었나이다. ◎
○ 저희 구원의 하느님, 당신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저희를 도우소서. 저희를 구하소서. 당신 이름 위하여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 ◎
○ 포로들의 탄식이 당신 앞에 이르게 하소서. 죽을 운명에 놓인 이들을 당신의 힘센 팔로 보호하소서. 저희는 당신의 백성, 당신 목장의 양 떼. 끝없이 당신을 찬송하고, 대대로 당신을 찬양하오리다. ◎
  복음 환호송
요한 6,63.68 참조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주님, 당신 말씀은 영이며 생명이시옵니다. 당신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나이다.
(◎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6-3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6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받을 것이다.
38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자비도, 용서도, 본질은 누군가를 향하는 것이다. 타자 없이 홀로 머물며 스스로 자비롭다고, 용서에 능하다고 자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자기 자신을 열고 다른 이들을 향할 때 사람은 자비와 용서를 이야기할 수 있다. 그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오늘 복음은 그 어려운 길을 걸어가야 하는 신앙인에게 위로가 되어 준다.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라는 말씀은 이 지난한 노력을 주님께서 먼저 시작하셨음을 알린다. 우리가 타자를 향해 문을 열고자 하는 그 노력이 있기 이전에, 하느님께서 먼저 그렇게 하셨고, 지금도 두 팔을 활짝 열고 우리를 받아들이려 하고 계신다. 그 사실을 기억한다면, 용서하고 주려고 하는 우리 노력은 먼저 우리를 사랑하신 하느님을 닮아가는 여정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심판과 단죄가 두려워서 행하는 선행이 아니라, 내가 누렸고 또 받았던 그 사랑을 내 것으로 삼기 위한 실천. 그것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자,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청할 수 있는 후한 은총이 아닐까.
  예물 기도
주님, 저희 기도를 자비로이 들으시고 현세의 죄악에서 저희를 지켜 주시어 이 거룩한 신비를 올바로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루카 6,3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희 아버지가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성체를 모시고 비오니 저희 죄를 깨끗이 씻어 주시고 천상 기쁨을 나누어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의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주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굳건하게 하시고 주님 은총으로 힘을 북돋아 주시어 경건한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하고 참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라고 말씀하신 예수님께서는 자비로움을 실천하려면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말고 용서하라고 이르십니다. 그리고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을 심판하시거나 단죄하시지 않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이 여정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알아차리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이해하는 데 바오로 사도가 회심하는 과정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회심하기 전까지 십자가 죽음의 신비를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을 박해하였습니다. 그런 바오로를 하느님께서는 심판하시거나 단죄하시지 않고 용서하셨습니다. 바오로는 죄인인 자신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자비를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체험으로 배반자 이스라엘이 자기 잘못을 깨닫고 돌아오기만을 기다리셨던 하느님의 자비(예레 3,12-13 참조)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 담긴 신비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로마 11,32 참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이해하려면 우리에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를 먼저 체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남을 판단하거나 단죄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데 집중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상대에게 잘못이 없다고 인정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만 보려는 우리의 한계를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시선으로 다른 이들을 바라보고자 노력합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겸손의 은총을 청해야 합니다.
(한창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