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사순 제3주간 월요일
복음
<예수님께서는 엘리야나 엘리사처럼 유다인들에게만 파견되신 것이 아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24ㄴ-30
예수님께서는 나자렛으로 가시어 회당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25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삼 년 육 개월 동안 하늘이 닫혀 온 땅에 큰 기근이 들었던 엘리야 때에,
이스라엘에 과부가 많이 있었다.
26 그러나 엘리야는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파견되지 않고,
시돈 지방 사렙타의 과부에게만 파견되었다.
27 또 엘리사 예언자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나병 환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아무도 깨끗해지지 않고, 시리아 사람 나아만만 깨끗해졌다.”
28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 화가 잔뜩 났다.
29 그래서 그들은 들고일어나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내몰았다.
그 고을은 산 위에 지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님을 그 벼랑까지 끌고 가 거기에서 떨어뜨리려고 하였다.
30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떠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분명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에 관해 우리보다 훨씬 더 정보를 지녔다. 이천 년이라는 격차로 인해 예수님의 얼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우리에 비해, 그들은 예수님이 사셨던 집은 어디였으며, 예수님의 어린 시절은 어땠고, 가정 형편은 어떠했는지, 수많은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예수님에 관한 정보를 많이 가진 것’과 ‘예수님께서 바라신 것을 알고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오늘 복음은 알려 준다. 결국 그들이 예수님께 적대심을 품게 된 데에는, 그들이 예수님을 안다고 믿었던 그 확신이 한몫하지 않았던가. 예수님에 대해 안다고 생각한 정보들이 마음의 여유와 빈자리를 모두 채워 버린 나머지, 그들은 자신이 아는 동네 청년 예수와는 다른 모습, 주 그리스도의 모습 앞에서 분노하고 또 거부하게 되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에게 있진 않은지 살펴야 하겠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우리 또한 예수님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는다. 혹시 그 정보들이 예수님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리고 있진 않은가. 예수님은 이래야 하고 이럴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과연 그러한 생각이 내 신앙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음을 기억하자.